120123 _ 포르투갈 신트라 & 로까곶 by Clare

새벽 2시가 넘어 호텔에 도착했기 때문에 짐만 풀어놓고 대충 씻고 침대에 누운 시각이 3시 무렵.
몸이 몹시 피곤하긴 했지만 당연하게도 아직 시차적응은 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엄마랑 난 둘 다 몇 번이나 깨어 뒤척이다가 6시쯤 완전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월요일엔 리스본에서 갈만한 곳들은 대부분 문을 닫기 때문에,
근교도시인 신트라부터 방문하기로 했다.

신트라도 원래는 월요일에 거의 문을 닫았던 걸로 알고 있는데,
여행준비를 하면서 신트라 info center였나? 여튼 어떤 홈페이지 들어갔더니
2011.11.25일자로 오픈 시간과 입장료가 안내되어 있는 자료가 있었고
다행히도 우리가 가려고 했던 곳들이 월요일에도 입장이 가능하더라는.

리스본에 가면 다른 많은 도시들처럼 리스본 카드라는 게 있는데
이 카드로 리스본-신트라 구간의 기차도 이용가능하고
신트라의 여러 곳에서 입장료도 할인이 되기 때문에
우린 리스본을 돌아볼 날까지 포함하여 3일권을 구입하기로 했다.

우리 숙소는 Rossio 광장과 Comercio 광장을 연결하는 거리에 있었는데
신트라에 갈 땐 숙소에서 걸어서 5분쯤 걸렸던 Rossio 기차역에서 기차를 타고 간다.

리스본카드를 기차역 가면 살 수 있으려나 하고 일단 숙소를 나섰다.
지도상으로는 숙소에서 얼마 안 걸릴 것 같았지만
첫 날이라 길을 잘 몰라서 헤멜까봐 8시 30분쯤 나왔는데 정말 가까워서 기차역에 5분 정도만에 도착.
하지만 기차역에선 리스본 카드를 안 팔고,
기차역에서 Liberdade 거리 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있는 인포센터에서 판다는데
인포센터가 9시에 문을 연다고 해서 아침 먹으면서 기다리기로.
근데 첫 날이라 또 아침을 어디서 먹어야할지도 모르겠어서
그냥 Rossio 기차역 건물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어가 커피 한 잔과 크로아상으로 아침식사!

그러다보니 9시가 되어 인포센터 가서 리스본카드 3일권을 구입하고
Rossio역에서 9시 23분에 출발하는 신트라행 기차에 탑승.
신트라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 40분 정도 걸렸던가.

오늘 우리는 신트라를 둘러본 후 로까곶까지 다녀올 예정이기 때문에
신트라 기차역 건너편에 있는 버스티켓오피스에서 버스 1일권을 구입했다.
이걸로 신트라 지역의 버스는 하루 동안 모두 이용 가능.
역 근처의 버스 정류장에서 434번 버스를 타면 모루스 성터, 페나성, 헤푸블리카 광장까지 다 돌아볼 수 있다.

버스를 타고 처음으로 향한 곳은 모루스 성터. 무어인 성터라고도 하고.
포르투갈어로는 Castelo dos Mouros라고 되어있는데, Castelo는 성터가 아니라 성이라는 뜻이던데.
원형이 다 남아있는 게 아니라서 우리말로 성터라고 번역된건가?
개인적으로는 성이라기보다는 요새라는 느낌이 강했던 곳.
성벽을 따라 쭉 걸어올라가면서 돌아볼 수 있는데
생각보다 길이 경사가 심하고 지대가 높은 곳인지라 나름 경치 감상하는 맛이 있었다.



모루스 성터에서 내려다본 신트라.
멀리 오후에 방문한 신트라 왕궁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 상으로는 하나인 것처럼 보이지만, 두 개의 굴뚝 모양 탑이 솟아있는 곳.

그리고 모루스 성터에서 바라본, 이 다음에 방문한 페나성.
역광이었지만 어차피 해가 넘어갈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는 상황이고 해서
그냥 찍어보았다.

아직 오전이고 지대도 높은 곳인지라
아무리 겨울에도 영상 10도 이상을 유지하는 포르투갈이라고 해도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는 상태에서 방문했는데
성벽을 따라 오르다보니 꽤 더워졌던 기억이 남는 곳.

다음으로 간 곳은 페나성! 이 날 가장 기대했던 곳이다.
아무래도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감이 아름다운 곳이다보니
날씨가 좋아야 진면목을 볼  수 있을 거 같아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저 파란 하늘 - 날이 정말 좋았다 :)

페나성은 페나공원 안에 있는데, 페나공원 입구에서 페나성까지는 경사진 길을 올라가야해서
엄마랑 나는 2유로씩 내고 미니버스에 탑승.

이토록 아름다운 성이라니!




공사 중이었던 곳도 있고.

기둥을 떠받치고 있던 기괴하고 무섭게 생겼던 조각상.

한 컷 찍어주고 :)

그 동안 성이나 궁전의 겉모습이 이렇게 다채로운 색감을 띄는 경우는 보지 못했는데
페나성은 비록 세월의 흔적 속에서 색이 좀 바래긴 했지만
하나의 색도 아니고 여러 개의 색을 아름답게 사용한 모습에
엄마랑 나랑 완전 반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녔다는.

페나성까지 둘러보고 나니 슬슬 배가 고파져서 다시 434번 버스를 타고
헤푸블리카 광장으로 이동. (론리에는 신트라빌라라고 되어있던 지역)

일단 신트라의 전통 과자 두 종류를 내일 아침에 먹으려고 구입하고,
사람 많고 가격도 적당해보이는 레스토랑에 들어갔는데
안에 들어가보니 갑자기 어떤 사람이 쓰러져있어서 구급요원들이 달려오고
한바탕 난리가 난 끝에 식사를 주문했는데
스테이크는 맛있었지만 파스타는 정말 아무것도 없이 토마토소스만 얹어져서 나온 -
배고파서 대충 다 먹긴 했지만 이 파스타는 추천하고 싶진 않았다.



다 먹고 계산할 때 주인아저씨가 Japanese냐고 물어서 Korean이라고 했더니
고맙습니다 였나 감사합니다 였나 여튼 한국말로 인사를 하길래
나도 포르투갈어로 Obrigada 라고 인사말을 건넸더니 내 머리를 갑자기 쓰담쓰담해서
깜놀했던 기억이!

이 날은 정말 포르투갈 돌아다닌 첫 날이라 이런 게 익숙치 않았는데
그 후로도 이렇게 머리를 쓰다듬는 일은 없었지만
포르투갈 사람들이 얼마나 친절한지 알게 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부담스럽지 않고 고맙게 여겨지게 되었다.

여튼 이렇게 배를 채우고 다음으로 간 곳은 신트라 왕궁.
굴뚝 모양으로 솟아있는 두 개의 탑이 상징인 곳.


하지만 말이 왕궁이지, 이미 페나성을 보고와서 그런건지 몰라도
내부도 별로 볼 만한 게 없고 크게 인상적이지 않아서
이 곳을 대충 둘러보고 시간상 패스하려 했던 헤갈레이라 정원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맘에 들었던 정원.
정말 이 날은 첫 날이어서 어딜 가나 있는 저 아줄레루가 정말 아름답게 느껴졌었다.
물론 지금도 포르투갈의 기억 속엔 어디서나 아름다운 아줄레루가 함께 하지만!

역시 왕궁에서 헤갈레이라 정원으로 가는 길목.

왕궁에서 헤갈레이라 정원까지는 표지판을 따라 5~10분쯤 걸어가면 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저택.

그리고 성당.


그리고 탑.


사실 우린 이 곳에 있다는 나선계단이 있는 우물을 찾고 싶었는데
티켓 살 때 줬던 큰 지도를 펼치고 돌아다니다가 길을 잃었다.
지금 자료 찾아보면 지하통로로 들어가면 되는 거 같은데
그 지하통로는 찾았었지만 조명이 하나도 없는 그 어두운 동굴이 너무 무서워서
엄마랑 난 둘 다 포기하고 되돌아나왔다는.

직접 봤음 멋지긴 했을텐데 뭔가 아쉽긴 했지만
그 때 이미 동굴 속의 어둠으로 인한 두려움과 피로함이 겹쳐
더 이상 귀찮게 길을 헤메고 다니고 싶지 않았다.

헤갈레이라 정원을 나와 다시 왕궁까지 걸어와서 434번 버스를 타고 기차역으로 돌아와
유럽 최서단이라는 Cavo Da Roca, 로까곶에 가기 위해 403번 버스를 기다렸다.
근데 시간표를 미리 확인 안하고 왔더니 무려 한 시간을 기다려야했던.
이럴거면 그 우물 찾아볼 걸 그랬나 싶기도 했지만, 이미 나와버린 이상 어쩔 수 없었으니까.

30분쯤 버스를 타고 갔을까.
마침내 나온 로까곶.

이 곳에서 보는 해지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고 해서 일부러 그 시간 즈음에 맞춰 갔는데
사진 찍고 즐기기엔 좀 늦은 감이 있어서 아쉬웠다.
그리고 사진 찍다보니 어느새 관광안내소도 문을 닫아버려서 자석도 못사고
여기서 발급해준다는 증명서도 발급받지 못해서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사실 북유럽 여행 중 핀란드 로바니에미 갔을 때 받은 북극권증명서도
그냥 이제 여행기념품 모아둔 상자 어딘가에서 잠자고 있을 뿐이지만.

그래도 다시 갈 수 없는 곳일텐데.

이 때 DSLR 사서 연습도 제대로 못해보고 카메라를 가져갔기 때문에 사진 찍는 게 익숙치 않았는데,
게다가 해 질 무렵이라 건질만한 사진이 거의 없다.

이 곳에서 바라본 대서양.
이 대서양을 건너면 그 때 아빠가 출장 가 있었던 미국이 나오겠지.
우리가 지금 아빠랑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거라며, 엄마와 이야기 나누었던 기억.

이 곳 기념비.
역시 카메라 조작이 익숙치 않아 흔들렸지만.

"대륙은 이 곳에서 시작되고, 바다는 이 곳에서 시작된다." 라는,
포르투갈의 대표적 시인 카몽이스의 시구가 새겨져있다고 한다.

한 때는 정말 대륙의 시작이자 끝이고,
또한 바다의 시작이자 끝이었을 이 곳.

여기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신트라로 돌아왔는데,
이 때 사진들을 보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 갑자기 버스가 와서
신트라에서 산 전통과자를 벤치에 놓고 탔다는 사실!
일부러 젤 유명하다는 집에 가서 산건데 ... 완전 망연자실해있었지만
돌아온 신트라역 바로 앞에 있던 파스텔라리아(제과점)에서 똑같은 과자들을 팔길래
아쉬운대로 그 곳에서라도 과자들을 사서 돌아왔다.

또다시 기차를 타고 리스본 Rossio역으로, 그리고 숙소로.

첫 날의 포르투갈에 대한 느낌은 이랬던 것 같다.
그 동안 갔던 서유럽이나 북유럽과는 다른 소박하지만 독특한 매력이 있는 곳.
그리고 이 느낌이 점점 깊어져 나는 포르투갈을 정말 사랑하게 되어 돌아왔다지 :)

*

아침식사 at Starbucks : €4.35
리스본카드 3일권(성인) : €36
리스본카드 3일권(학생) : €32.4
신트라지역 버스 1일권(2명) : €20
모루스성터(2명/리스본 카드 할인) : €6
페나성(2명/리스본 카드 할인) : €12
페나성 미니버스(2명) : €4
신트라 전통과자 : €4
점심 : €20.45
자석 : €3
헤갈레이라 정원(성인/리스본카드 할인) : €3
헤갈레이라 정원(학생/리스본 카드 할인) : €2
신트라 전통과자 : €4.4

Total : €151.6

덧글

  • 롱렌 2012/02/14 21:54 # 삭제 답글

    경치가 진짜 아름답네요ㅋㅋ 그 주인아저씨분은 님을 어리게 보신껄까요!.. 여행기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 Clare 2012/02/15 23:48 #

    정말 아름답죠? 특히 페나성은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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